내용
지금 투고한 원고는 지난 2019년 출범한 프로당구 도전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간 당구 종목은 눈부신 국제대회 성적과 별개로 흡연, 음주, 도박, 욕설 등 후진적인 당구 문화로 인해 저평가받았는데 프로당구가 출범하면서 고급 종목으로 리포지셔닝하면서 프로스포츠로서 위상을 재정립하였습니다. 이 책은 프로당구라는 새로운 브랜딩이 런칭하고 세계적인 투어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마케팅 분야에서 프로당구 성장사를 지켜봐야 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첫째, 작은 스포츠 마케팅 대행사 반란
프로당구는 당구 시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작은 스포츠 마케팅 대행사가 독립적인 프로기구를 창설하기에 이르렀고 이에 기존 아마추어 당구 선수가 대거 합류함으로써 프로화에 성공했습니다. 대부분 스포츠 마케팅이 프로화가 진행된 종목에서 접근하는 마케팅 방식인데, 프로당구는 시작부터 마케팅에 초점을 맞추고 프로화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작은 기업이 스포츠 단체를 만들어 낸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매우 드문 사례입니다.
둘째, 코로나19 기간 폭발적 성장
프로당구는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를 상대로 조용히 급성장한 유일한 종목입니다. 당구는 종목 특성상 3.1m x 1.7m 작은 테이블 안에서 경기를 펼치는데 방역이나 인력 통제가 수월해서 리그를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특히, 프로당구 성장은 수치에서도 잘 드러나는데 지난 22~23시즌 기준 국내 프로스포츠 종목을 통틀어 생방송 중계 시간 1위, 생방송 도달률 2위라는 대기록을 달성했습니다. 2022년 프로당구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문체부가 주최하는 최고 권위 상인 '스포츠 산업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셋째, K스포츠 시대
프로당구는 당구의 부정적인 문화가 아닌 당구 자체가 가진 잠재력에 초점을 맞추며 출범했습니다. 프로당구는 '세상에 없는 당구'라는 컨셉을 바탕으로 당구의 불문율을 깨며 지금도 다양한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당구대회지만 설날, 가을, 추석, 크리스마스, 연말연시 등 시기에 맞는 행사를 기획하고 대회마다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합니다. 지난 5년간 프로당구가 펼친 다양한 시도에 해외 유명 당구 칼럼니스트들은 즉각적으로 호의적인 논평을 쏟아냈습니다. 특히, 유럽당구 제1 당구 지성이라 불리는 Jordi는 프로당구가 새롭게 선보인 팀 리그를 NBA는 아니지만, 그에 버금간다고 호평하기도 했습니다. 프로당구는 최근 전 세계에 불고 있는 K팝, K드라마, K무비, K뷰티와 같은 K열풍을
스포츠 분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습니다. 다가올 2024년에는 3쿠션 열기가 가장 뜨거운 베트남 진출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책은 모두가 지루하다고 느낄 법한 당구가 편견을 딛고 성장하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성공이 아닌 성장에, 결과가 아닌 과정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에 비록 소재는 당구지만 이 땅의 수많은 약자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리라 생각합니다.